151225 / 금요일 / 남색, 남(藍), Navy Blue 151220_무지개

151225 / 금요일 / 남색, (), Navy Blue



무지개는 비 온 뒤의 희망을 뜻한다. 노아가 아라랏산 기슭에 걸친 방주 위에서 땅이 마르길 기다리고 있을 때여호와가 처음으로 보내준 희망의 표지.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의 띠가 구름을 헤치고 모습을 보였을 때 노아와 그 가족들은밀려드는 감동에 주체 못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후 무지개는 주로 평화와 공존의 상징물로 단체나정당, 심지어 종교의 상징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서울광화문 광장에서는 일년에 한 번 무지개기가 휘날린다. LGBT, 즉 성 소수자 연합에서 매년마다 개최하는퍼레이드가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세월호 참사 추모기간에 퍼레이드가 개최되어 (퍼레이드의 질적 가치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서라도) 큰 이슈로 언론에서다루기도 했다. 1978년 처음 제작되어 유명세를 탄 이 깃발의 초기 버전은 무지개 7색에 핑크색을 더한 8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하지만 1979년 각 색에 의미를 부여하며 핑크색과 남색을 제외시킨다. 생명을 상징하는 빨강, 치유의 주황, 햇살의 노랑, 자연의 초록, 융화의파랑, 그리고 영혼을 상징하는 보라의 6색이 현재까지 굳어진 LGBT 깃발의 의미인데, 생각해보면 억지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 핑크색은 특정 성성(性性, 여성성)을 대변한다는 이유로, 남색은 마술을 상징한다는 이유로 제외되었다. 의미를 떠나서 실질적으로는당시 무지개기를 프린트할 때 남색과 보라색의 염료가 섞여 번지는 사고가 자주 일어나서 굳이 남색을 제외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LGBT기를 두고 현대 기독교에서 해석하는 논리가 또재미지다. 여호와가 노아에게 무지개를 보여주며 '다시는 물로세상을 심판하지 않으리라'고 언약할 때, '대신에 니네 이일곱가지 약속은 지키삼'이라며 일곱가지 규율을 내렸다고 한다. '공동체를위해 법과 법정을 세우고, 신의 이름을 부정하지 말 것이며, 우상을섬기지 말지어다. 여섯 가지의 금지된 성적 관계를 맺지 말 것이며, 살인하지말고, 도둑질하지 말고, 살아있는 동물에게서 나온 살코기를먹지 말 것이다(유대교의 '코셔'와 이슬람의 '할랄'의기원이 됨).' 하여 기독교에서는 좀 더 규율적으로 무지개의 색깔을 해석한다. 지혜의 영을 상징하는 빨강, 명철한 의식의 주황, 모략의 노랑, 능력의 영을 상징하는 초록, 지식의 파랑,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남색, 일곱 촛대(계시록)와하나님을 상징하는 보라색. 동성애자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지않는다' 는 것을 표현하기 위하여 남색을 무지개에서 제외시켰다는 것이다. 좀 멀리 간 사람들은 애플사가 90년대 말까지 사용하던 무지개 사과로고에도 어마무시한 의미를 부여해 '니깟 것들이 감히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니' 라며 부들부들 떨기도 한다. 좀 다른 이야기인데, 국내의 한 대형교회 목사는 LGBT 기를 두고 '남색을 밝히는 자들이니 고귀한 남색을 무지개에서 제외시켰다.'는내용의 설교를 해 사람들을 경악시키기도 했다.


개인의 믿음이나 처지가 모여 단체를 이루고, 이제 단체의 신념을 지키기위해 규율을 만들고 상징성을 부여한 많은 장치들을 사용한다. LGBT, 기독교인도 아닌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는 어떤 단체든 종교든 간에각각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똥을 먹든 밥을 싸든 뭘 하든, 비판하고 싶지도, 끼어들고 싶지도 않다. 다만 그 신념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는 일만 없었으면 한다. '나이외에 다른 것을 섬기지 말라' 라고 했지, '다른 것을섬기는 자들을 죽여라'라고 한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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